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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전나무로 숲며들다

  • 정은지
  • 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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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톤치드 천국' 평창 전나무숲월정사 전나무 1,700여 그루 길우아한 산책, 선선한 기운에 흠뻑방아다리약수터엔 그림같은 자태하늘로 치솟은 숲길···숨구멍이 뻥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 구간에는 8~10령(나무 나이 1령은 10년)짜리 전나무 1,7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서울경제] 나무 중에서 가장 기품 있는 수종(樹種)이라면 누가 뭐래도 전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 뿌리를 대지에 내리고 줄기는 하늘을 향해 치솟는 자태는 우아하기 비할 데 없다. 여행을 다니면서 산을 자주 타다 보면 이런 숲, 저런 숲을 많이 걷게 된다. 이름 모를 관목이 뒤엉켜 있는 숲도 좋고, 인제의 자작나무 숲도 좋지만 곧게 뻗은 전나무 숲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다. 아쉽게도 전나무 숲은 흔치 않은데 그래도 강원 평창군에는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두 곳이 있어 삼림욕도 할 겸 숲길을 걷고 왔다.그 중 한 곳이 오대산 월정사다. 몇 해 전 가을 밤에 월정사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월정사는 오래전부터 자주 찾는 곳이었지만 그때는 숲길을 새로 단장한 직후였는지, 아니면 그전에는 낮에만 다녀가서 못 느꼈는지 한밤에 은은한 조명이 비치는 전나무 숲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이 뿜어져 나왔다. 전나무 숲을 걷다보면 밑둥에서부터 위로 치솟은 줄기를 따라 십중팔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는데 시선이 머문 곳에는 별들이 총총 빛나고 있었다. ‘아! 이 모습 때문에 마르틴 루터가 크리스마스 트리의 재료로 전나무를 선택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오대산 월정사의 우중(雨中) 풍경.한여름에 월정사 전나무 숲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숲길로 접어들자 여름은 어디로 가버리고 선선한 기운이 감돌았다. 월정사 전나무 숲이 펼쳐지는 곳은 일주문부터 금강교까지 1㎞ 구간. 이 구간에는 8~10령(나무 나이 1령은 10년)짜리 전나무 1,7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전나무는 주로 한대 지방에서 번성하지만 주위 환경에 적응을 빨리해 남부 지방에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북한에 숲이 많고 북유럽·알래스카와 캐나다 같은 추운 나라에서 번성한다. 재미있는 것은 전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면 근처에는 다른 나무들이 발을 붙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나무의 생장이 빠른 데다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가지들이 수평으로 뻗어 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다른 나무들이 전나무 아래에서는 햇볕을 받지 못해 자라지 못하는 것 같다.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에는 깃든 전설도 재미있다. 고려 말 무학대사의 스승 나옹선사가 부처에게 공양을 하고 있는데 소나무에 쌓였던 눈이 그릇으로 떨어졌다. 그 때 어디선가 나타난 산신령이 공양을 망친 소나무를 꾸짖고 대신 전나무들에게 절을 지키게 했다. 그 후로 월정사 일대에는 전나무가 숲을 이뤄 오늘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전나무 숲길을 따라 오르면 왼쪽으로 금강교가 나오고 정면에 월정사가 보인다. 한국전쟁 때 영산전 등 17동의 건물과 문화재가 소실된 후 1964년 탄허 스님이 절을 중건했다. 현재 남아 있는 유물은 국보 제 48호인 팔각구층석탑이 유일하다.평창군 진부면 척천리 전나무 숲은 방아다리 약수터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평창군의 또 다른 명소인 방아다리 약수터의 전나무 숲도 좋다. 방아다리 전나무 숲은 방아다리 약수터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약수터는 한 사학재단이 운영하는 펜션인 밀브릿지 입구에 위치해 있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곳이 사유지라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매표소에서 400~500m쯤 걸어 들어가면 노출 콘크리트로 지은 펜션 몇 곳과 카페 건물이 나오는데 이 모든 건물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건축가 중 한 사람인 승효상 선생의 작품이다. 숲 안에는 산책 코스가 있어 삼림욕을 하면서 걷기에 좋다.방아다리 약수터 옆에 있는 펜션 밀브릿지. 설계가 범상치 않아 알아보니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이다.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에서 북쪽으로 12㎞ 지점에 있는 방아다리 약수터는 조선 숙종 때부터 약수의 효험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영동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북쪽 속사 방면으로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데 약수에는 탄산·철분 등 30여 종의 무기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약수 안에 녹아 있는 철분은 위장병·빈혈증·신경통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지금은 코로나19로 폐쇄돼 마셔볼 수는 없다. /글·사진(평창)=우현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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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여야 대선 경선 전까지가정치적으로 자리잡을 분수령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매헌로 매헌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마친 후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수백명의 지지자와 기자들이 몰렸고 혹시 모를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도 배치되면서 기자회견 내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사진=박범준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내년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대권 도전 의지를 공식화하면서 향후 그가 대세론을 굳히고 안정적인 레이스에 나설지, 또 다른 위기를 맞을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특히 최근 그가 여러 악재를 겪으면서 오는 8월 말까지 당적 유무 등 정치적으로 안정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9월에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시작(9월 말)되고, 더불어민주당의 최종 대권 후보가 결정(9월 10일)된다는 점에서다.향후 60일간의 일정이 그의 새로운 정치인생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윤 전 총장은 그간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키며 잠룡으로서 존재감과 잠재력을 드러내왔다. 하지만 그가 총장직 사퇴 후 잠행을 이어가면서 '전언정치'라는 비판에도 직면했듯, 지금까지는 사실상 '신비주의'에 머무른 채 지지세를 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첫 영입한 대변인이 열흘 만에 사퇴하고, 이른바 'X파일' 논란의 파장이 커지는 등 윤 전 총장이 여러 악재를 동시에 만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이날 기자회견은 윤 전 총장이 스스로 이런 위기감을 떨어내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스스로 실체 없는 괴담이라고 말한 'X파일' 의혹을 둘러싼 여야 경쟁자들의 공세를 우선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정치인으로 새 출발을 한 만큼 정치에 맞는 리더십도 검증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거대 양당과는 별개로 독자노선을 걸어야 하는 만큼 대선캠프의 체계적인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처지다.윤 전 총장은 이날 이후로는 '민심투어' 등 공개행보와 SNS 활동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할 예정이다. 윤 전 총장으로선 높은 지지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60일 후 그의 운명도 달라질 전망이다.또한 이날 "정권교체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한다"며 '범야권 대통합'의 기치를 드러낸 그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어떻게 손을 맞잡을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국민의힘 측에선 "하루빨리 우리 당에 입당하고 경쟁해서 대권후보가 되는 길이 대권승리가 되는 길"(권성동 의원)이라며 조기 입당의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