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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연료 앰플화 땐 발사 탐지 어려워

  • 정은지
  • 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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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28일 오전 동해 쪽으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을 발사했다며 29일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뉴스1]북한이 지난 28일 발사한 신형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이라고 29일 밝혔다. 합참은 이날 이 미사일은 개발 초기 단계로, 실전 배치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국방과학원이 28일 오전 자강도 용림군 도양리에서 화성-8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소개했다. 극초음속은 마하 5(시속 약 612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뜻한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오징어와 비슷한 모양의 탄두부가 달린 검은색 탄도미사일이 날아오르고 있다. 미국 미들버리국제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비확산연구센터 소장은 “발사체는 화성-12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성-12형은 최대 사거리 5000㎞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다. 겉모습만 보면 중국이 2019년 열병식에 공개한 둥펑(東風)-17과도 닮았다. 이 미사일은 탄두부에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탑재했다. 둥펑-17은 정점 고도에서 탄두부가 낙하하지 않고 글라이더처럼 미끄러지듯 내려온다. 조선중앙통신도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라는 표현으로 화성-8형이 극초음속 활공체 탑재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비행 궤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극초음속 활공체는 지구상 어느 곳이든 1~2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속도를 내면서 불규칙한 비행까지 가능해 탐지와 요격이 쉽지 않다. 기존 미사일방어 체계론 이를 막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중국·러시아가 이를 ‘게임체인저’로 간주해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이유다. 군 당국은 조선중앙통신이 “시험 결과 목적했던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의 제원은 최대고도 30㎞, 비행거리 200㎞, 최대속도 마하 2.5로 파악됐다. 합참은 “현재 한·미 연합자산으로 탐지·요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기계학부 교수는 “발사체 추력 부족 등으로 속도가 마하 5를 넘지 못한 만큼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발사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고도, 사거리 등의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이번엔 시험 단계로 비행·유도 기능을 점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개발이 최종 성공할 경우 한국·일본의 미군기지나 항공모함 타격에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화된 미싸일(미사일) 연료계통과 발동기(엔진)의 안정성을 확증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발표 내용도 민감한 대목이다. 화성-8형과 같이 액체연료를 쓰는 미사일은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한다. 독성이 강한 액체 연료는 연료통과 배관을 부식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료통과 배관을 유리로 코팅하는 앰플화를 거치면 최소 수십 일에서 최대 수년까지 액체 연료를 넣은 상태에서 미사일을 보관할 수 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지금까지 한·미는 연료 주입 과정을 지켜보면서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알아챌 수 있었다”며 “북한이 앰플화를 보급하면 사전 경보 시간이 확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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