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넷플릭스 제공][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망 공짜 사용, 수익도 독차지…재주도 좋네”넷플릭스가 ‘한국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게임’의 역대급 흥행으로 전 세계서 막대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국내 월 결제액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넷플릭스는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콘텐츠제공)업체들과 달리 한국에서 망 사용료도 내지 못하겠다며 버티고 있다.오징어게임 흥행 수익 배분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통상 영화가 대박이 나면 극장, 투자자, 제작사 등이 이른바 ‘인센티브’(흥행수익)를 나눈다. 반면 오징어게임의 인센티브는 모두 넷플릭스가 독차지하는 구조다. 애초부터 넷플릭스가 저작권을 독점하기 때문이다. 현재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찍은 오징어게임의 흥행이 지속될수록 넷플릭스의 배만 두둑해지는 셈이다.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 과정서 투자를 통해 독점적 저작권을 갖는다. 넷플릭스 입장에서 보면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수익을 독차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국내 제작사 입장에서도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 없이 콘텐츠를 만들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오징어게임도 빛을 볼수 있었다.하지만 넷플릭스에 지나치게 종속돼 헐값에 콘텐츠를 통째로 넘겨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드라마가 큰 흥행을 해도 제작사는 추가 인센티브에 대한 권리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주문자가 생산한 드라마, 영화를 제작할 경우 독점적 권리를 갖는게 당연할지 몰라도 기획와 제작을 모두 했음에도 저작권 등 모든 권리를 통째로 다른데서 다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대안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의 경쟁력이 전세계적으로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8부작으로 구성된 오징어게임에 투입된 제작비는 약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1회당 약 25억원 가량이다.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입장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전세계에 통하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효자 같은 시장”이라고 말했다.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의 국내 월 결제액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간 넷플릭스에서 결제된 금액은 753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국내 결제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514만 명으로 집계됐다. 20대에서 강세를 보이던 결제자 수도 전 연령층으로 확대됐다. 50대 이상 이용자도 전체 19.8%(103만명)를 차지했다.넷플릭스 월별 국내 결제액 추이[와이즈앱 제공]넷플릭스는 ‘한국 덕’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 ‘망 사용료’는 내지 못하겠다며 버티고 있다.최근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3년치 실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라는 반소까지 제기했다. 망 이용대가를 놓고 벌어진 지난 법적 공방 1심에서 넷플릭스가 패소했지만, 여전히 망 이용료를 내지 못하겠다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넷플릭스는 국내에서 구글(유튜브)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인터넷망을 많이 사용하는 사업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인터넷망 트래픽 점유율은 4.8%에 달한다.SK브로드밴드는 자사가 구축하고 임차한 국내·국제 데이터 전송망을 이용해 넷플릭스가 이용자들에게 데이터를 전송하고 이익을 얻고 있지만, 아무런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 망 이용대가에 상응하는 손실을 입고 있다.실제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자사 망에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8년 5월 50Gb㎰ 수준에서 2021년 9월 현재 1200Gb㎰ 수준으로 약 24배 폭증했다.업계에서는 시장가격·요금단가 등을 고려할 때, 2018년 6월부터 현재 기준 넷플릭스가 내지 않은 망 사용료를 약 7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소송이 1년 이상 길어질 경우 최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와 달리 국내업체들은 망 이용료를 내고 있어, 역차별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