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은 15일 윤석열 대선후보 아내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을 둘러싼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주의를 분산하는 데 주력했다.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향해 “최근 들어 말 바꾸기가 심각하다”며 “하도 말을 자주 바꾸니 이 후보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국민은 믿지 못할 것”이라고 비꼬았다.그는 “(이 후보가) 기본소득을 한다고 그랬다가 안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가 다시 한다고 하더니만, 국토보유세 도입도 안 하겠다고 번복하더니 결국은 포기한 것은 아니랍니다”라며 “도대체 어떤 말을 믿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최근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전두환 전 대통령 ‘성과’ 언급 등 거침 없는 ‘실용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민주당 정책과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윤 후보는 이어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은 고신뢰 사회다. 대통령이 신뢰를 잃으면 국정 동력이 약해지고, 정치적 분열이 심각한 사회에는 치명적 약점이 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저는) 제 생각을 국민께 한번 말씀드리면 되도록 번복하지 않으려고 한다. 잘못이 있으면 바로잡겠다”며 “대통령이 신뢰받는 사회를 만들어 공직 사회도 신뢰받게 하겠다. 나아가 국민 사이에 신뢰의 문화가 확산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당 지도부와 선거대책위원회도 윤 후보의 공세에 발맞췄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후보자의 배우자가 너무 편하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또 언론은 악의적으로 왜곡해서 일정 부분만 뜯어내서 전하고 있다”며 김 씨를 둘러싼 논란의 원인을 언론 탓으로 돌렸다.그는 김 씨가 언론 인터뷰에 직접 나선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감정관리를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선대위 차원에서 후보자 배우자 메시지와 언론 관리가 필요한 시점으로 서포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김 씨 수상경력 허위 보도를 심각하게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말 이런 문제가 대통령 선거의 중심이 되는 게 맞나”라고 반문했다.김 위원장은 김 씨 논란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해 후보나 대변인이 설명하고 해명한 것 이상을 얘기할 순 없을 것 같다”면서도 “성장담론, 분배담론 이런 것들이 선거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전했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이처럼 국민의힘이 논란을 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선정국의 최대 뇌관으로 꼽혀온 김 씨의 리스크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당초 조율을 마쳤다던 등판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선 보훈 정책 제안 및 기조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씨의 공개 행보 계획에 대해 “후보 부인이니 언젠가는 한번 등장하리라 본다. 대중 앞에 안 나타날 수 없으니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방법으로 데뷔할 것이라 본다”고 했다. 구체적인 시점을 못 박지 않았지만 대선이 임박하면 결국 김 씨가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김 씨의 공개 활동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섣불리 공개석상에 등장했다가 또다시 여권의 집중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정적이고 상식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냐”며 “등판 시점을 재고려해야된다는 내부 의견도 있어 종합적인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앞서 YTN은 김건희 씨가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에 제출한 초빙교수 지원서에서 일부 경력이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가짜 수상 이력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